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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경쟁’을 넘어서야 한다.

2020-04-20 입력 | 기사승인 : 2020-04-20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담긴 메시지가 다양하고 무겁다. 먼저 생활방식과 조직관리 기술의 일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동시에 한 시대를 종식시키는 위력과 함께 다른 시대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함을 한 공간에서 만나게 했다.


강대국으로 불리던 나라들의 허망한 모습을 보게 했고, 인간의 나약한 모습도 적나라하게 만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사회를 지탱하던 가치들의 무력함을 목격하게 했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유와 경쟁을 최우선적인 사회가치로 여겨왔다. 자유와 경쟁을 부정하거나 제한하는 어떤 시스템도 세계는 거부해 왔다. 자유와 경쟁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구조는 퇴행을 조장하고 성장을 방해하는 체계로 인식했다.


그래서 이 자유와 경쟁의 보장 정도를 문명국가의 시금석처럼 떠받들고 있다. 자유와 경쟁이 초래한 비극적인 양극화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지체현상이거나 부조화가 만들어낸 불가피한 양상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자유와 경쟁의 다른 이름은 방치(放置)와 부도덕이다. 기득권자들의 무차별적인 이익추구과정을 세탁하는 교묘한 위장용어에 불과하다. 선택의 자유와 능력 중심의 경쟁이 듣기에는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고, 능력이 일정수준에 이르지 못하면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리게 된다. 아니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제한다. 방치에 대한 면책과 부도덕에 대한 면죄를 이 자유와 경쟁이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자유와 경쟁이 지향하는 궁극은 인간의 풍요가 아니다. 오로지 돈의 자유와 증식에 집중되어 있다. 자유와 경쟁의 원리는 요즘과 같은 위기상황마저도 돈벌이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부추긴다. 정의가 빠진 자유와 경쟁은 인간의 삶을 파괴한다.


무제한적인 자유와 경쟁의 원리가 지배하는 나라에서는 못된 일이나 양상도 자유롭고 경쟁적으로 번져나갈 수 있음을 우리는 보았다. 자유와 경쟁은 비인간적이고 반문명적인 사건에도 빠짐없이 연루되어 있다.


이제는 자유와 경쟁의 자리에 절제와 연대를 세워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금수(禽獸)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이 되고 만다. 우리의 세계가 ‘인간의 얼굴’을 한 공간이 되게 하려면 배려와 협력이 모든 제도와 관계의 제일원리가 되게 해야 한다. 자유와 경쟁을 넘어서 협동과 대동의 세상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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