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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사 국어사전 등재, 만시지탄!

2013-06-24 입력 | 기사승인 : 2013-06-24

 얼마전 한 고등학생이 대뜸 '사회복지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를 따져 물었다. 사회 시간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렇게 물은 학생은 국어사전에 안 나오는 그런 직업이 어디 있냐고 의아해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직접 확인한 결과 학생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몇가지 백과사전과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지에서 '사회복지사'를 설명해 놓은 것은 볼 수 있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는 사회복지사를 '서비스(전문직)'업으로 분류하고 특성을 "사회복지사는 청소년, 노인, 여성, 가족,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적, 개인적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문제에 대한 사정과 평가를 통해 문제 해결을 돕고 지원한다. 사회적, 개인적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의뢰인을 만나 그들이 처한 상황과 문제를 파악하고, 문제를 처리,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방안을 찾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 분석하여 대안을 제시한다. 재정적 보조, 법률적 조언 등 의뢰인이 필요로 하는 각종 사회복지프로그램을 기획, 시행, 평가하며, 공공복지 서비스의 전달을 위한 대상자 선정작업, 복지조치, 급여, 생활지도 등을 한다. 사회복지정책 형성과정에 참여하여 정책분석과 평가를 하며 정책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고 풀어놓았다.

 

 한국자격증 사전에는 자격정보란을 통해 사회복지사를 "① 사회복지학 전공자, 일정한 교육과정 이수자, 사회복지사업 경력자로서 사회복지사 1급 국가시험에 합격하여 보건복지부장관의 면허를 받은 자를 말한다. ② 사회복지사업법 제 14조는 사회복지사업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시도, 시군구 및 읍면동 또는 복지사무전담기구에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③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시설거주자의 생활지도를 행하며 청소년, 노인, 여성, 장애인 등 복지대상자에 대한 보호·상담·후원업무를 담당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은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사회사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고 사회복지사를 정의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에는 정말 우리말 공식 사전을 펴내는 국립국어원 '국어사전'에는 사회복지사라는 단어는 빠져있었다. 이 무슨 해괴한 상황인가.

 

 '보편적 복지' 운운하며 온 나라가 복지담론으로 들끓고 있는 판국에다, 지난 2011년 기준으로 국가에서 공인자격증을 교부한 인원만해도 46만4264명에 이르는 직업이 어떻게 우리말 공식사전에는 등재조차 되지 않았다는 말인가.

 

 이 생각은 자연히 올들어 잇따르고 있는 사회복지공뭔의 자살이라는 불행한 사태로 이어졌다. 올들어 벌써 4명의 사회복지사들이 너무도 과중한 업무와 그에 따른 스트레스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남긴 일기의 내용이 아직 기억에 생생하다. 지난달 15일 논산에서 열차에 몸을 던져 죽음을 택한 논산시 소속 사회복지 공무원 김모씨는 일기에 "나에게 휴식은 없구나. 사람 대하는 게 너무 힘들다. 일이 자꾸만 쌓여 가고, 삶이 두렵고 재미가 없다.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고 적었다. 얼마나 힘이들었으면 '아침이 오는게 두렵다'고 탄식했겠는가.

 

 현재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복지사업은 292개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 중 기초생활보장급여ㆍ기초노령연금ㆍ결식아동지원 등 197개 복지사업이 지방자치단체 주민센터에서 집행되고 있다. 이처럼 복지업무가 주민센터로 쏠리고 있지만, 이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직 공무원 수는 2만5000여명이고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은 현재 약 1100만명으로, 사회복지 공무원 한사람이 담당해야 할 사회복지 대상자는 400여명이 훨씬 넘는 상황이다. 현장의 전문가들은 '한계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도 아직 정부는 방대한 복지정책이 현장의 사회복지사에게 쏠리는 이른바 '깔때기 현상'조차 제대로 해결할 방안을 못 내놓고 있다. 게다가 대통령이 선거공약으로 내걸었던 기초노령연금 문제는 늘어나는 재정부담을 이유로 당초 공약에서 크게 후퇴하는 등 나라 곳곳에서 복지담론 상충이 일면서 일선의 사회복지사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때마침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동아일보는 지난 6월20일 <국가가 공인자격증을 발급하는 전문직인데도 그동안 사전적 의미가 없는 단어였던 '사회복지사'가 국어사전에 등재됐다>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국립국어원 '2013년도 1분기 국어사전 개정안'에 따르면 올해부터 '사회복지사'가 표제어로 추가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국어원은 "'사회복지사'가 사회적으로 널리 쓰이는데도 사전에 등재되지 않은 것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판단해 개정했다"고 밝힌 것으로 이 매체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사회복지사라는 단어가 국어사전에 등재된 것은 최근 사회복지사들이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의 중요성과 고충이 여론의 조명을 받은 것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

 

 물론 사회복지사들의 노력도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사회복지사협회는 지난 4월22일 "통계청 한국직업표준분류상에는 '사회복지사'의 정의가 나와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다"고 지적하는 내용의 공문을 국립국어원에 보낸 바 있다.

 

 국립국어원은 사회복지사를 '사회복지에 관한 전문지식과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제야 공식 우리말 사전에도 '사회복지사'라는 단어가 올랐다. 그러나 사회복지사의 우리말 사전 등재는 끝이 아닌 시작이어야 한다.

 

 일선에서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전국의 사회복지사들이 제대로 된 처우를 받으며 일할 수 있는 환경부터 하루빨리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 보육에서부터 기초 노인연금같은 노인복지 정책까지, 나라의 복지정책이 모든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되는 사회안전망이 촘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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