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진행된 전기점검 재능기부 행사에는 시민이 운영하는 복지법인 우리마을 관계자와 한국전력 부산울산 지역본부 직원, 개금3동 주민센터 관계자까지 4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해 열띤 나눔현장이 펼쳐졌다.>
복지사각지대이면서 주거취약지역인 마을은 현재 부산에만 200여 곳이나 되며, 대부분 전기로 인한 화재 발생에 매우 취약한 현실이다. 노인이 대다수 거주자인 이 마을들의 주택은 20~30년 이상 노후화되어 있으며, 쪽방촌처럼 밀집되어 있지만, 전기점검이나 수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채 집단화재위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
작년 부산에서 발생한 화재 중 주택과 아파트 등 주거지에서 발생한 화재 697건 중 20%인 139건이 전기로 인한 화재였다. 특히, 지난 2013년 12월 부산 북구 화명동 한 아파트에서 누전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건이 계기가 되어 이번 프로젝트가 마련됐다.
지역복지운동에 기반을 둔 재능기부 사회공헌 프로젝트
이번 ‘변화의 시작, 전기로 희망을 만든다’ 프로젝트가 펼쳐진 부산진구 개금3동 8, 9, 10통은 지난 2008년 지역복지운동을 준비하던 사회복지연대가 테마사업으로 기찻길마을에 관심을 두고 주민을 만나면서 관계 형성이 이뤄졌으며, 이후 시민이 운영하는 복지법인 우리마을과 함께 본격적인 마을사업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
지난 1월 27일 오후 3시 부산진구 개금3동 10통(새마을)을 시작으로 개금3동 8, 9통 주택 중 안전점검이 시급한 40여 가구에 대한 전기점검이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시민이 운영하는 복지법인 우리마을과 한국전력 부산울산 지역본부가 공동으로 펼치는 ‘지역복지운동’으로 복지사각지대이면서 주거취약지역인 마을을 대상으로 전기점검과 수리 사업을 진행하게 된다. 이날 진행된 전기점검은 우리마을이 미리 현장점검을 벌여 선정한 주택 40여 곳에 한전 직원들이 조별로 흩어져 안전점검 재능 기부를 펼쳤다. 피복이 벗겨지거나 끊어져 테이프로 감겨있는 전선과 물이 가득 찬 형광등, 작동하지 않는 전기 차단기 등 집 안 구석구석을 꼼꼼하게 점검한 한전 직원들은 주민들에게 수리할 내용을 자세히 설명하며 점검표를 작성해나갔다. |
공급자 중심에서 탈피…수요자 중심의 자원봉사, 사회공헌 필요
이번 전기점검 및 수리사업에 대해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주거취약지역의 전기점검과 수리를 통해 노후화된 전기배선으로 인한 화재와 전기사고를 예방해 전기의 효율성을 높여 저소득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오랜 기간 소외된 지역에 사회가 관심을 두고 함께 해 사회연대의식을 높이고, 우리사회의 사회공헌과 자원봉사의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 전했다.
사실 겨울철 급증하는 자원봉사와 후원, 사회공헌은 연탄배달과 김장김치 전달이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정작 저소득층 가구들의 난방구조를 살펴보면 우리가 얼마나 공급자 중심인지 알 수 있다. 에너지효율사업으로 연탄보일러보다 기름보일러를 사용하는 곳이 대부분인 저소득가정에는 유류비 지원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해 전기장판과 전열기구에 의지한 채 겨울을 보내는 일이 많다. 또한, 김장김치의 경우 각종 사회복지기관과 지역봉사활동으로 워낙 많이 전달받아 집집마다 맛이 다른 각종 김치가 넘쳐나는 실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전기설비 점검 기술재능기부를 끝낸 후 이날 사업에 동참한 관계자들이 모여 단체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이런 방식의 자원봉사와 사회공헌활동을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재능기부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다. 시민이 운영하는 복지법인 우리마을의 김일범 간사는 “이번 진행하는 전기점검 및 수리 사업을 위해 마을 곳곳을 살펴본 결과 전선이 녹아있거나 전선피복이 벗겨져 불꽃이 튀는 등 전기수리가 시급한 상황이었다”며 “전기차단기마저 작동하지 않는 집들을 보며 마을 주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마을과 한전은 이날 작성된 점검표를 토대로 다음 달 중 수리 작업에 나설 계획이며, 앞으로 분기별 주택 40여 곳을 추가로 선정해 전기점검과 수리작업을 계속 이어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