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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옥] 바람이 불어오는 곳

2019-05-17 입력 | 기사승인 : 2019-05-17

바람이 불어오는 곳


바람님,

무등이왓 억새잎이 일렁이니 그 뜰을 거닐고 있나봅니다.

아침 안개가 내 텃밭에서 밀려가나 했더니

그때 이미 님은 발자국도 없이 게까지 가셨네요.


부드러운 손길로 꽃들을 어루만져,

민들레 솜털을 가벼이 날려 영토를 넓혀주고

다 누르지 못한 무등이왓 설음을 어루만져주고 님은 자유로운듯

그러나 여정을 재촉하듯 언덕을 넘어가네.

오늘은 서녁에서 동녘으로, 내일은 어디에서 어디로 가시나

내 이마라도 한 번 짚어주실지.


내 뜰에 잠시 머무르며

여린 황매잎이라도 흔들어 주신다면

님이 내게 발걸음 해주심에 눈물로 두 손을 모으리다.

바람이 어디서 불어오는지 알고 있지만

내 곁을 스치는 듯하던 그때 그 무렵 이후는

나뭇잎도 구름도 멈춰서 있어서

어디를 돌아 어디로 간 것인지 알 수가 없어

형제섬 잔물결을 봐도 그 바람의 발자국이 안 보이네


오래 전 그 바람의 색깔도 선하고

오래 전 그 바람의 향기도 생생한데, 지금은 오감이 작동되지 않아

어느 것 하나 느낄 수가 없네요.


나는 또 다시 회상하며 오감에 불을 지펴 바람의 흔적을 ?"어보려 합니다.

이미 먼발치로 흩어져버린 바람의 끝자락이라도 붙잡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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