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일 전 아버님 댁에 갔더니 현관 앞에 종이 박스를 깔아
제비똥 받이가 설치돼 있었어요.
제비가 다시 찾아와 집수리를 한 후 새끼를 깟데요.
계단을 올라서 바라보니 어미제비는 쉴 새 없이
먹이를 물어다 주고 있었습니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무슨 말인지는 몰라도..
먹이를 물고 온 어미제비가 차례대로 먹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한편, 제비가 사람보다 낫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린새끼도 집밖으로 똥을 쌀줄 알고, 먹이도 차려 주는 대로 먹고
집 떠난 지 오래되어도 고향 찾아 올 줄 알고
사람들이 지어놓은 곡식은 먹지 않는 청렴함이 있기에
우리네 사람보다 더 나은게 제비가 아닌가 생각을 해봤습니다.
우리는 요즘에 시멘트벽돌집 짓는데 흙집을 짓고 사는 제비가
참 명석한 것 같기도 하였지요.
또한 집 없이 사는 사람보다 흙집 짓고 사는 제비가 더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래 제비야!
우리집에 사는 동안 시끄럽지만 서로 참고 잘 지내면서
새끼들 혼자 날아갈 수 있도록 잘 키우거라.
그리고 가을이 되어 우리집 떠날 때 말없이 가거라.
이별은 늘 쓸쓸하거든...
빈집은 늘 적막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