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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기념/최홍준 호산나교회 원로목사

2013-07-03 입력 | 기사승인 : 2013-07-03


<최홍준 원로목사는 "지극히 작은자를 사랑하는 것이 이웃사랑의 맨 처음입니다"고 강조한다.>
 

 "하나님께서는 심지어 '원수를 사랑하라'고 이르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렇게 사랑하기 어려운 대상을 사랑하라는 것이 하나님께서 가르치시는 이웃 사랑입니다. 특히 지극히 작은 자, 즉 소외받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이웃사랑의 가장 우선입니다."

 

 부산 강서구 명지동 호산나교회의 원로목사이자 부산성시화운동본부 본부장을 맡아 지금도 어려운 이웃과 '거룩한 도시, 부산'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펴시는 최홍준 목사님.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7월 3일 강서구 명지동 국제목양사역원 사무실에서 원로목사님을 만나 기독교가 추구하는 사회복지에 관해 얘기를 나눴습니다. 지극히 우문으로 시작된 인터뷰에서 원로목사님은 명쾌한 가르침으로 하나님의 이웃사랑을 설명하셨습니다. 찾아갈 때는 비가 제법 세차게 내리며 하늘은 잿빛이었습니다만, 돌아올 때는 흰 구름 사이로 파란 하늘까지 보였습니다. 기자의 머릿속 복지관념도 이날 날씨처럼 찾아갈 때는 잿빛이었지만, 원로목사님의 가르침을 받고 돌아올 때는 어느새 활짝 개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시는 이웃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습니까?

 ▲교회가 해야 하는 일은 지극히 작은 부분부터 실천하는 것입니다. '헐벗고 굶주린 자'를 교회가 돌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도 장애인을 가까이했습니다. 우리 사회의 소외계층 특히, 장애인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주위에 있는 가난한 사람을 돌보는 일, 그것이 복지의 시작일 것입니다.

 

 원로목사님의 기독교 이웃사랑과 실천방법, 복지철학도 결국 '가난한 이웃을 돕는 것' 하나로 귀결됩니다. 원로목사님은 목회활동에도 장애인을 돌보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데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호산나 교회에 오면서 곧바로 '사랑부'를 만들었습니다. 호산나 교회의 사랑부는 발달, 정서 등 정신적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맡아 돌보는 일을 합니다. 정신적 장애아를 키우는 가정의 부모는 정말 힘듭니다. 부부가 극장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거나 택시도 맘대로 못 탐은 물론 심지어는 나들이를 꿈꾸기도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 부부의 소원은 '우리가 이 아이들보다 뒤에 죽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런 아이들을 교회가 맡아 돌보는 것이지요. 교회에서는 이런 아이들을 1대 1로 맡아 돌보고 있습니다. 봄 가을이면 이 부모들에게 나들이 기회도 주고 있습니다."

 

 교회 사랑부뿐만이 아닙니다. 원로목사님은 아예 장애복지재단을 설립해 맹인 농아 등 장애인을 돌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 복지재단에는 점자도서관이 있는데 점자서적이 수만 권으로, 전국 최다 규모라는 것이 원로목사님의 자랑(?)입니다.

 

 호산나 교회의 장애인을 위한 봉사에는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굿윌(Good Will)'입니다. 원로목사님은 지난 2003년 4월 굿윌을 한국에 유치했습니다. 굿윌은 1902년 미국 보스턴의 감리교 목사였던 에드가 헬름(Edgar J. Helms) 목사가 세운 소외받는 자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업입니다.

 

 "헬름 목사님이 이웃들에게서 헌 옷가지를 얻어 불쌍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려 했는데, 이를 받고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을 보고 이들에게 진정한 도움이 뭘까 고민 끝에 시작한 일이 굿윌입니다."

 

 당시 헬름 목사님은 장애인은 물론 이민자와 노숙인 등 소외된 이웃들에 기증받은 물품 판매를 위한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마음먹었답니다. 그것이 굿윌의 작은 시작이었습니다. 그로부터 한 세기가 흐른 지금, 이 사업은 미국에서 매출액 대비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등 전 세계 16개 나라에서 모두 3000여 곳의 매장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시설 운영비를 제외하고 80% 이상 취약계층의 고용 및 훈련에 투입해 고용창출과 촘촘하게 걸친 사회복지 형성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 굿윌을 원로 목사님이 한국에 유치한 것이지요. 지난 2003년 부산 사하구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5개 재단에서 10여 개의 지점이 문을 열고 있습니다.

 

 "하단동에 있는 굿윌은 헌 옷가지나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비누 등 잡화류를 팔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옷을 분류하고 가격표를 붙이거나 비누를 만드는 일 등으로 장애인 15명에게 일자리를 주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호산나 교회는 2개의 그룹 홈(Group Home)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 곳당 5, 6명의 장애인을 맡아 돌보며 장애인 가정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이들 장애 아이들을 항상 맡을 수 있는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현재 주간보호센터를 준비 중인데, 조만간 센터를 열게 될 것 같습니다"는 것이 원로 목사님의 귀띔입니다.

 

 ◆이웃사랑의 본질은 원수를 사랑하듯, 어려운 대상을 사랑하는 것
 ◆호산나 교회 사랑부, 굿윌, 그룹홈 등 장애인 돌봄에 혼신
 ◆부산을 거룩한 도시로, 국가의 복지에는 지나침이 없어야

 

 -국가 복지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은 어떠해야 합니까?

 ▲국가적으로 지나친 복지주의는 경계해야 합니다. 북유럽 국가같이 균형을 잃어버리면 참다운 복지라 할 수 없습니다. '병들고 일할 수 없는 사람'에게는 국가가 나서서 복지를 해결해야 하지만 '놀고먹는 사람'까지 책임진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성경에도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아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나라의 바람직한 복지는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특히 부양할 가족이 없는 노인들은 국가가 돌봐야 하지요.

 

 -목사님께선 부산성시화운동본부의 본부장을 맡고 계신다 들었습니다. 어떤 단체입니까?

 ▲한마디로 '부산을 거룩한 도시'로 만드는 것입니다. 거룩한 도시란, 마약이나 성폭력 같은 범죄로부터 안전한 도시를 말합니다. 근대 유럽의 종교개혁을 이끌었던 캘빈이 제네바를 거룩한 도시로 만들려 했던 것을 따온 것인데, 캘빈은 교회연합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키려 했습니다. 이처럼 부산의 교회들이 초계파 연합으로 부산을 깨끗한 도시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물론 종교적으로는 '신천지'같은 이단에 맞서는 일도 중요합니다. 운동본부는 그동안 소극적인 자세에서 벗어나 신천지와 전쟁을 선포하는 등 부산을 이단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원로목사님은 부산성시화운동본부가 문화적으로 거둔 성과도 있다고 자랑하십니다. 부산 남포동, 광복동 일원에서 펼쳐지는 '크리스마스트리 문화제'가 그것입니다.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40일간 문화제가 이어집니다. 이 때문에 인근 상가가 활기를 띠는 등 부산 '원도심 회복'에도 큰 보탬이 되지요. 처음에는 광복동 옛 미화당백화점에서 시청자리까지가 문화제 공간이었으나 인근 상인들의 요청으로 다음 해에 미 문화원 일대까지, 그다음 해는 국제시장 일대까지로 확대됐습니다. 이 기간 인근의 일부 식당은 초저녁에 음식재료가 다 떨어지는 일도 있었답니다. 사람이 모이게 되니 당연히 이 일대가 되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원도심 상권을 되살리는데 일조했다면 이 또한 정주복지에 일익을 한 셈이 아닐까요?

 

 

 

 -국제목양사역원에 대한 설명도 부탁합니다.

 ▲교회 목사와 장로의 본질은 '양을 돌보는 것'입니다. 즉 장로와 목사의 본분은 교회의 성도들을 자녀처럼 돌보는 것이지요. 그 본분을 제대로 지키자는 차원에서 시작한 목양 사역입니다. 그 계기는 예전에 다녔던 한 교회가 목사와 장로 간 분쟁으로 갈라지는 걸 목격한 것에 있습니다. 이때부터 목양 내내 목사와 장로와의 행복한 동행을 품어 왔던 것을 실행한 것이지요. 교회는 가정처럼 유기체이자 생명체입니다. 자녀를 돌보는 본분이 당연히 지켜져야 제대로 된 교회입니다. 성도를 지키는 본분으로 돌아가자는 뜻에 많은 목사와 장로들이 고마움을 표하는 것에 기쁨을 느낍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원로목사님과의 만남에서 '지극히 작은 자'부터 우선 챙기는 것이 하나님의 이웃사랑 가르침이며 그것이 온전한 복지로 이어진다는, 흐린 하늘에서 선명한 햇살을 본 것 같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최홍준 원로목사님은 지난 1967년 동아대학교 법경대학 상학과와 81년 합동신학교를 졸업한 뒤 미국 R.T.S(Reformed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 박사학위(D-Min)를 얻었으며 사모님과 슬하에 입양한 한 아들을 포함 2남 2녀를 두고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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