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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이 꿈과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2017-05-14 입력 | 기사승인 : 2017-05-11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즈음해 LG화학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인 ㈜행복누리 이기영 대표가 장애인 고용촉진 분야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행복누리는 적합한 직무를 개발하고 시간선택제 등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확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충청북도 청주 행복누리 공장을 찾으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칸막이 없이 자연스럽게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주문하신 커피 여덟 잔 나왔습니다!”
지난 4월 18일 오후 2시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LG화학 오창공장 본관 3층 행복누리 카페는 밀려드는 주문에 정신이 없었다. 익숙한 손놀림으로 커피 등 다양한 음료수를 만드는 행복누리 카페는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업소다. 행복누리 카페는 LG화학의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 사업장’ 형식으로 운영된다. 
 
㈜행복누리 이기영(55) 대표는 4월 13일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7 장애인고용촉진대회’에서 장애인고용촉진분야 최고 정부 포상인 ‘철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주관한 이 대회에서 이 대표를 포함한 28명이 장애인 고용에 노력한 공로로 정부 포상을 수상했다. 
 
수상 당시 이 대표는 “장애인에게 단순히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꿈과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장애인은 직장을 얻으면 처음에는 낯설고 어려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된다”며 장애인이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돕는 것이 사업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기영 행복누리 대표(아래 왼쪽)와 직원들 ⓒC영상미디어> 
 
장애인 119명 고용, 일반 직원과 함께 근무
행복누리는 2013년 3월 창업해 2017년 3월 말 현재 LG화학 오창공장, 청주공장, 대전기술원에서 174명(장애인 119명)의 직원들이(중증장애인 85명, 여성 장애인 61명) 환경미화, 카페, 매점, 시설 관리, 헬스키퍼, 주차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 중이다. 특징은 장애인을 다른 직원과 분리하지 않고 함께 생활하며 부딪히게 하는 경영방침이다. 
 
공장을 찾으니 일반 LG 직원들과 행복누리 장애인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행복누리 카페에 근무하는 손지영(22·여) 씨는 “직원 분들이 친절하게 대해줘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고 말한다. 커피를 주문하고 기다리는 LG 직원들도 4년 넘게 운영돼서인지 장애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라는 사실을 잊고 있다고 했다. 
 
장애인들이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 스며든 결과였다. 회사는 장애인 직원들이 LG 직원들과 함께 회사 통근버스, 구내식당, 샤워시설을 이용하도록 조치했다. 이 또한 장애인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회사의 일원이 되도록 하기 위한 조치였다.
 
처음 행복누리가 사업을 시작했을 때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이기영 대표는 “장애인들은 너무나 순수하다”며 “장애의 특성을 인정하니 자연스럽게 편견이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모기업의 지속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근무환경을 꾸준히 개선했기에 가능했다. 
 
현장은 장애인이 일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자동문, 턱 없는 출입구, 점자 블록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회사는 장애인 근로자 개인별 특성에 맞는 보조공학기기를 지원하고, 직무별 전문 관리자를 고용해 장애인 근로자들을 도왔다. 행복누리는 고충처리실을 설치하고 장애인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조금씩 환경을 개선해나갔다. 행복누리는 카페뿐만 아니라 전문 기술이 필요한 세차 업무도 수행하고 있다. LG화학 공장 내 회사 업무 차량 세차가 주요 업무다. 화학 공장의 특성상 물을 사용하지 않고 세차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다. 
 
직원들이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을 보면서 직무 교육 과정이 궁금했다. 행복누리 이종일 부장은 “직무별로 전문적인 직업지도원을 선임해 장애인 근로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일대일 맞춤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집중적으로 기능을 습득하도록 지원하고, 적응이 어려운 직원들은 직업생활상담사, 심리상담사와 일대일 상담을 통해 장애인의 직무 적응 및 고충 해소에 힘쓴다”고 설명했다.  근무환경이 좋으니 입사를 원하는 장애인이 많을 것 같았다. 행복누리는 결원 또는 신규 채용이 있을때 장애인공단에 의뢰해 추천을 받고면접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이기영 대표는 “고용된 장애인들은 모두 자기 역할을 문제없이 수행한다”며 “장애인 고용 과정에서 개개인의 인성을 보고 선발한다”고 설명했다. 
 

<행복누리 카페와 자동차 세차장에서 근무 중인 행복누리 직원들 ⓒ윤상구>
 
장애인 고용은 사회를 위한 투자
장애인 고용을 늘리는 것은 우리 사회를 위한 투자다. 이를 수익성 관점에서 보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막연히 투자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장애인 고용을 늘리면서 얻게 된 과실에 대해 행복누리 직원들은 “행복누리를 운영하며 장애인에게만 행복한 회사가 아니라 비장애인 직원들도 장애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 없어졌다”, “장애인의 따뜻한 손길이 닿은 커피를 마시고 헬스키퍼 이용률이 지속적으로 늘어날 때 보람을 느낀다”면서 성과에 자부심을 느낀다. 

장애인, 비장애인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누군가의 도움을 받았던 장애인 직원들과 분기별로 보육원, 장애인 복지시설, 연탄 봉사 등을 함께 참여하면서, 장애인 직원들이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에게 작은 나눔을 베푸는 삶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다는 설명이다. 
 
또 이기영 대표는 “처음 입사해 업무 적응, 사회 적응을 못해 힘들어하던 직원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맡은 바 임무를 훌륭히 수행하고 동료들과 어울려 서로 도와주고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행복누리의 향후 계획이 궁금했다. 이 대표는 “누구나 꿈과 행복이 있는데 장애인과 함께 그 행복을 만들어나가고 싶다”며 “직무 개발과 사업장 확대를 통해 장애인 일자리를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고용을 늘리겠다는 설명이었다.
 
한편 행복누리는 LG 계열사뿐만 아니라 충북 지역 기업들에 장애인 고용 노하우를 공개했다. 정부 지원과 장애인 인력 관리를 위한 여러 노하우를 전수해 우리 사회의 장애인 고용을 꾸준히 늘리려 노력하고 있다. 

이정현 | 위클리 공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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