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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금3동 기찻길마을의 아름다운 변화

2013-05-30 입력 | 기사승인 : 2013-05-29

 

 

 부산진구 개금3동의 아파트 숲 속. 경부선이 다니는 기찻길 옆에는 주거취약지역이자 복지사각지대인 기찻길마을이 자리하고 있다. 마을 주민이 아니라면 진입로조차 찾기 어려운 마을이지만 그들만의 삶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개금3동 8통 주민에게 새로운 형태의 기업사회공헌이 펼쳐졌다.

 

 29일 오후 부산진구 개금3동 8통 ‘일진 어르신 쉼터’ 앞은 가구 수리를 위해 모여든 주민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저마다 집안에 방치된 고장 난 가구를 고쳐보려고 의자, 탁자, 장롱 등을 가져와서는 가구 수리 트럭 앞에 줄을 섰다. 옮기기 어려운 싱크대와 문 등은 직접 찾아가 수리를 했다. 애물단지였던 고장 난 가구가 말끔히 고쳐지는 모습을 지켜본 주민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목공예 작가 정명훈씨 등 목공전문가들은 개인공구를 지참, 전문성 있는 활동을 펼쳤다.> 

 

 지난 2012년 10월에 사회복지연대가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가구리폼’ 사업은 주민의 호응이 높아 ‘복지법인 우리마을’에서 정식사업으로 진행하게 됐다. 이번 사업에 목공예 작가인 정명훈 씨 등 목공 전문가들은 공예 재능을, 코레일 직원들은 간단한 설비와 수리에서부터 부품 구입비 지원을 맡았다. 오후 2시부터 4시간 동안 진행된 ‘가구리폼’ 사업으로 마을 전체 가구 중 10%에 해당하는 약 40가구가 혜택을 봤다. 싱크대 수리를 맡긴 김수분(68)씨는 “아무도 관심이 있지 않던 기찻길마을에 찾아와 우리 주민에게 정말 필요한 도움을 주니 아주 고맙다”며, “이럴 땐 자식보다 낫다”고 웃으며 말했다.
 

 

관계 형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는 ‘진정성’
성과중심이 아닌 주민중심의 기업사회공헌으로 변화 필요
민간 주도 마을사업에 기업이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사회공헌 모델 제시


 

 

 자동차 한 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진입로를 따라 들어가면 멀리 보이는 아파트와 대조되는 기찻길 마을이 나타난다. 1개의 골목에 경로당이 2곳이나 자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마을 역시 노인이 많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마을은 지난 2008년, 지역복지운동을 준비하던 사회복지연대가 테마사업으로 기찻길마을에 관심을 두고 주민을 만난 것이 관계 형성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사회복지연대 박민성 사무처장은 “지역 조사를 하면서 주민에게 마을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었다”며, 울산으로 자녀를 따라 이사를 한 할머니께서 이웃이 있는 이곳으로 돌아온 이야기를 꺼낸다. “처음에는 주민과의 관계 형성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아 어려움도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마을에 관심을 두는 이유와 진정성을 마을 주민이 알아주면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후 마을잔치 등 다양한 사업으로 마을에 파고든 사회복지연대는 '시민이 운영하는 복지법인 우리마을'과 함께 본격적인 마을사업을 펼치기 시작했다. 이날 진행한 ‘가구리폼’ 사업은 지역사회단체(복지법인 우리마을)와 공기업(코레일)이 힘을 모아 주민의 욕구에 의한 사업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성과중심 마을사업이 아닌 주민중심의 마을사업을 추진한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대부분의 기업사회공헌 활동이 연탄 나르기와 김장 등 드러나는 사업에 치중하고 있지만 ‘우리마을’과 ‘코레일’은 틀에 박힌 활동에서 벗어나, 작지만 주민이 필요로 하는 사업을 해보자는 것에 의견을 함께했다.

 


<이날 코레일 직원들은 전문가 못지않은 설비, 수리 실력으로 주민의 찬사를 받았다.> 

 

 우리마을은 가구리폼 사업을 포함하여 기존의 기업사회공헌 활동의 틀을 깨는 다양한 활동을 코레일과 함께할 계획이다. 

 

 우리마을 김일범 간사는 “가구리폼사업을 시작으로 코레일과 함께 마을잔치, 기찻길마을 주민의 무료기차여행, 독거노인 반찬 지원, 집수리 사업 등 여러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포장된 성과에 주력하기보다 주민의 입장에서 주민에게 필요한 것을 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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